미국, 수입 자동차 부품 25% 관세 전격 발효… "車 생산비 대당 500만원↑" 한국 업계 '초비상'
완성차 이어 부품까지 고율 관세… 美 언론 "완성차 관세보다 파장 더 클 것" 경고
한국 부품업계, 대미 수출 의존도 높아 타격 불가피 전망
[모토케어 뉴스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예고했던 대로 외국산 자동차 부품에 대한 25%의 고율 관세가 현지 시간 3일 0시 1분(한국 시간 3일 오후 1시 1분)부로 공식 발효되었습니다. 이는 지난달 3일부터 시행된 수입 완성차에 대한 25% 관세에 이은 추가 조치로, 미국 자동차 산업 전반과 소비자, 그리고 한국을 포함한 주요 부품 수출국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CNN,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이번 부품 관세의 파장이 기존의 완성차 관세보다 훨씬 더 클 수 있다고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CNN은 "이번 부품 관세가 자동차 산업을 영원히 바꿀 수 있으며, 기존 수입차 관세보다 더 크게 산업을 뒤흔들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의 수석 경제학자 조너선 스모크 역시 "솔직히 부품 관세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수입차 관세보다 더 나빠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러한 분석의 배경에는 미국 내 생산 차량의 높은 수입 부품 의존도가 있습니다. CNN은 지난해 미국 공장에서 생산된 1천만 대의 차량 중 수입 부품 없이 만들어진 차는 단 한 대도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이번 조치는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GM, 포드 등 자국 기업은 물론, 현지 공장을 운영하는 현대자동차 등 외국계 기업 모두에게 직접적인 비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내 완성차 생산 시설 부담을 일부 완화하기 위해 수정 조치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 조립된 자동차 가격의 15%에 해당하는 부품에 대해서는 1년간(2026년 4월 30일까지) 관세를 면제하고, 이후 1년(2027년 4월 30일까지)은 10% 해당하는 부품에 대해 관세를 면제하는 내용입니다. 또한,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규정에 따라 특정 조건을 충족하는 캐나다, 멕시코산 부품은 관세가 면제될 수 있으나, 멕시코산 부품 대부분은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관세 대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이번 부품 관세로 인해 차량 1대당 평균 생산 비용이 약 4,000달러(약 561만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GM의 메리 바라 CEO는 올해 관세 부담액이 40억~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NYT는 GM, 포드,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들이 당분간 가격 인상을 자제하겠다고 밝혔지만, 막대한 비용 부담을 무기한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혼다 시빅, 도요타 코롤라, 쉐보레 트랙스 등 3만 달러 미만의 인기 있는 저가 차량 공급에 큰 타격이 예상됩니다.
한국 자동차 부품 업계, '발등의 불'
이번 조치는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자동차 부품 업계에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자동차 부품 대미 수출 비중은 2020년 29.5%에서 지난해 36.5%까지 증가했으며, 금액으로는 135억 달러(약 19조원)에 달합니다. 미국의 전체 자동차 부품 수입 시장에서도 한국산 비중은 6.4%를 차지합니다.
관세 부과로 미국 내 완성차의 최종 소비자 가격 상승이 예상됨에 따라,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 외국산 부품에 대한 수요 자체가 위축될 수 있습니다. 이는 곧 한국산 부품의 수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더 큰 문제는 부품 관세가 신차 가격뿐만 아니라 중고차 가격, 차량 수리비, 보험료 등 연관 산업 전반의 비용 상승을 유발한다는 점입니다. 콕스 오토모티브의 스모크는 "부품 관세는 수리·유지비와 보험료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져 단순히 수입 신차 구매자가 아닌 모든 미국인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미국의 이번 고율 관세 조치가 글로벌 자동차 공급망과 시장에 어떤 연쇄 파장을 일으킬지, 그리고 한국 자동차 및 부품 업계가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